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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민 행정사] 그럼 거짓말(?)하는 대통령은?

얼마 전 자유한국당의 국회의원 3명이 이른바 ‘5ㆍ18망언’을 하여 그 파문이 아직까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들 중 한 의원은 5ㆍ18유공자단체를 범죄자집단이라 하면서 그들이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하였고, 또 한 의원은 5ㆍ18(광주민주화운동)에는 북한군이 개입되었다고 주장하는 한 인사를 옹호하는가 하면 5ㆍ18은 폭동이었다고 하였다.


  5ㆍ18유공자단체는 물론 광주와 그 외 지역 시민들 그리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즉각 반발하였고 해당 의원들의 사퇴나 징계를 요구하였으며, 여론은 해당 의원들과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에 싸늘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자유한국당은 두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침체기를 걷다가 서서히 지지율이 오르는 반등의 기회를 맞았는데, 그만 그 호기(好機)에 찬물을 끼얹었고, 다가가던 민심은 다시 돌아서는 분위기였다.


  당시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여러 차례 고개를 숙여 사과를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그들 중 한 의원은 소속 정당으로부터 제명처분을 받았고, 두 의원은 당시 당 지도부 선출대회(전당대회)에 출마한 상태라 당 규정에 따라 처분이 보류되었다. 지금은 전당대회가 다 끝났으니 당이 그 두 의원에게 어떤 처분을 할지 지켜 볼 일이다.

 

  우리에게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 해서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그런데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고 해서 아무 말이나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 왜냐하면 상대나 그 대상의 명예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유로운) 표현으로 인해 상대나 그 대상의 명예를 훼손하게 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따라서 표현의 대상의 명예를 존중하면서, 최소한 훼손하지는 않으면서 (자유롭게) 표현을 해야 한다.

 

  그런데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은 다소 또는 매우 추상적이기 때문에 그 판단에 따라 많은 논란이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표현이 아니라면 표현은 최대한 자유로워야 하는데, 만약 그 표현에 법적 문제가 제기된다면 법관이 그 표현에 대해 판단을 할 것이어서 이번 발언(이른바 망언)도 고소ㆍ고발이 제기된 만큼 그 판단은 법관이 하게 될 것이다.

 

  어찌되었든 분명한 것은 이번 발언은 정치적ㆍ사회윤리적으로 부적절하고 잘못되었다. 따라서 이번 발언은, 정확하게는 해당 의원들의 거취는 정치적ㆍ사회윤리적으로 논하고 평가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들에 대해 사퇴나 징계 등을 요구할 수는 있지만, 그들은 우리 국민이 선거로, 즉 정치적으로 우리의 대표(국회의원)로 선출한 만큼 그들의 거취는 우리가 정치적으로 논하고 평가할 일이지, 다른 정치권이 이래라 저래라 할 일이 아니다. 또 아무리 소속 정당이라고 해도 그들의 거취를 당이 (마음대로) 결정할 일도 아니다. 혹시 그들을 ‘표’로 선출한 우리에게 그들의 거취를 어찌할지 한 번이라도 물어본 적이 있는가?

 

  다시 한 번 그들의 발언은 분명 잘못되었고 부적절하다. 그렇다면 그들의 거취를 우리 유권자가 결정하거나 그들을 우리가 평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마침 내년 이맘때에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는데, 당이 먼저 여론, 즉 민심을 수렴해 공천여부를 결정할 것이고, 그런 다음에 유권자가 선택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면 될 것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아닌가?

 

  그런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정치권은 특별법까지 만들어 앞으로 역사에 반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역사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고, 그 다양함은 다원성에서 비롯되는데, (물론 역사의 사실관계 자체를 부정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되겠지만) 역사에 대한 평가나 소신의 발언 그 자체가 부적절하고 잘못되었다 해서 발언자를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니 그럼 우리가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대체 어찌할 셈인가?

 

  대통령은, 정부는, 국회의원은, 지사와 (광역)시장은, (기초)시장과 군수는 ... 항상 우리 국민(주민)의 삶을 행복하게 하겠다고 하고, 나아가 우리나라를 더 부유하고 강하게 하여 결국 우리가 잘 살도록 하겠다고 한다. 어제도 그러하겠다고 하였고, 오늘도 하고 있고, 아마 내일도 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잘 살고 있지 않다. 물론 이 역시 다원적인 개념이다. 그렇다면 과거에 대한 평가도 아닌 스스로 한 약속을 매일같이 저버리고 있는 이들에게는 과연 어떤 처분을 해야 하는가? 또 다른 특별법을 만들어야 해결할 수 있는가?

 

  정치권은 마땅히 정치적ㆍ사회윤리적으로 다루어야 할 사안을 법적 사안으로까지 이끄는, 그러나 사실은 일부러 끌어들이는, ‘정치적’인 행위를 당장 중단하기 바란다.

  좌나 우나 보수나 진보나 누구나 똑같이 가지는 ‘표현의 자유’가 훼손될까봐 진심으로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