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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민 행정사] 저출생 대책에 대한 제언

    실제 있었던 일인데, 필자의 한 지인이 주민센터에 볼 일을 보러 가면서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둘째 아들은 아기띠를 해 안고, 이제 걸을 수 있는 첫째 딸은 손을 잡고 걸리고(걷게 하고), 다른 한 손에는 기저귀와 물티슈, 밖에 나왔으니 수유는 할 수 없어 미리 유축을 해 둔 모유와 보온병 등을 담은 가방을 들고 있으니 센터의 직원이 안타깝게 처다 보더란다.


    또 다른 지인은 (앞의 지인만큼은 아니었지만) 역시 아들을 아기띠로 안고 운전면허갱신 신청을 위해 경찰서를 찾으니 경찰관이 아무리 민원 관련 일이라도 경찰서에 이런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면 안 된다고 하면서, 사실은 아이는 경찰서에 오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를 데리고 오면서까지 민원업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필자는 두 지인에게 먼저 위로를 전했다. 그리고 그 공무원들은 참 고맙고 좋은 분들이라고 했다. 민원인의 민원업무만 잘 처리해 주면 될 일이지, 굳이 오지랖(?)까지 발휘하면서 민원인에게 사적인 감정까지 보낼 필요가 있을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그 공무원들도 육아 중이거나 육아를 이미 경험했거나 아니면 주위분이 육아 중이라 두 지인의 마음을 잘 알았을 것이다.

 

    필자는 지인들과 육아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다. ‘오지라퍼’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필자가 바로 ‘오지라퍼’인데, 어린이집을 다니고 있는 아들 친구의 아빠, 엄마, 할머니까지 필자와 육아에 대해 이야기를 안 나눈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래서 오늘은 육아, 정확하게는 ‘출생’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특히 저출생 대책에 대한 필자 나름대로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출산’, ‘저출산’이라 칭했는데, 이는 마치 저출산을 출산을 하는 여성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늬앙스이기 때문에 ‘출생’이 바람직한 용어로 출생으로 칭하고자 한다.


    아무튼 각설하고,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 삶의 질이 달라지고, 또 높아지기도 하면서 굳이 결혼을 할 필요나 이유가 없다는 인식이 늘어나고 있고, 아니면 결혼을 하더라도 이른바 ‘팅크족(Double Income, No Kids, 정상적인 부부생활을 영위하면서 의도적으로 자녀를 두지 않는 맞벌이부부를 일컫는 용어)’이 늘어나면서 그만큼 신생아의 울음소리가 줄어든 것이다. 물론 다른 이유도 많겠지만 어찌되었든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주소이다. 정부는 출생이 좀 늘어났으면 ... 하고 있는데 ...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정부도 원하고, 우리도 원하는(?) 신생아의 울음소리를 늘릴 수 있을까?

 

    먼저 아이를 낳고 싶은데 낳지 못하는 가정에 낳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 난임가정에 대한 대폭 또는 전면적인 지원이다. 다행히 올해부터 난임진료(‘시술’이라고 칭하고 싶지 않다)에 대한 보험적용이 더욱 확대되었는데, 그래도 전면(100%) 보험적용이나 전면 정부지원이 아닌 만큼 여의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 그 전에는 얼마나 더 어려웠을지 쉬이 추정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권하는 상태에서, 약간 다른 얘기지만 무상급식이 아깝지 않다면 아이를 낳고 싶은데 낳지 못하는 가정에 낳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혹시 아까울까?


    다음으로 아이를 낳을까 말까하는 가정에 낳도록 하는 것이다. 바로 출생유인책이다. 낳을까 말까하는 가정은 낳을 수 있다는 것이고, 또 낳아도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 낳을 수 있도록이 아닌 낳도록 유인과 지원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현행 장려금, 지원금 등의 인상이 있겠고, 의료바우처제도를 통해 감기, 독감, 장염 등의 일시적인 진료 정도는 부담 없이 받게 하는 방안도 있을 것이다. 적어도 아이가 아프지는 않아야 할 것인데, 병원비가 공짜라고 해서 안 아프거나 괜찮은 (어린)아이를 일부러 병원에까지 데려갈 이는 거의 없을 것임을 예상해 보면 과잉진료나 바우처남용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또 이미 아이를 많이(3명 이상부터 시작해 보자) 낳은 가정에 혜택을 많이 부여하는 것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도 할인해 주고, 국립(도립ㆍ시립ㆍ군립)공원 이용료도 할인해 주고, 주차는 그냥 무료로 해 주자. 그 외에도 공공재 이용금액을 할인해 주거나 때로는 면제해 주면 이 역시 좋은 혜택이자 유인(지원)책이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이미 구축되어 있는 공공재를 저렴하게 이용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비용부담은 없거나 덜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를 낳은 가정에 부모 모두에게 의무적 출산 및 육아휴가를 부여하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가 낳지만 엄마ㆍ아빠가 같이 키워야 하기 때문에 출산 및 육아휴가 의무 사용을 법적으로 제도화하여 출생과 동시에 일정기간 아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도록 - 함께 할 수밖에 없도록 - 하는 것이다. 이때 한부모가정에는 정부가 ‘인증’하는 아이돌보미가 그 의무휴가기간만큼 ‘정부지원’으로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는, 혼자 낳을 수는 있어도 혼자 키울 수는 절대 없고, 온 동네가 함께 키워야 하기 때문이다.


    끝으로 우리 사회의 인식개선이다. 길을 지나가다가 무거운 짐을 드신 어르신을 보면 뛰어가 짐을 들어드리고, 버스나 전철에서 앉아 있다가 서 계신 어르신을 보면 당장 자리를 비켜드린다. 이 정도는 이제 ‘당연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오히려 민망할 정도다. ‘이 정도’를 육아에 적용해 보자. “김대리 딸이 엊그제 돌 지났는데, 김대리에게 야근을 시킨다고요? 부장님!”, “어머 과장님! 선미(가명)씨 임신한 거 모르셨어요? 이걸 들게 하다니요!”라고 김대리의 상사 이과장이, 선미씨의 상사 박대리가 말한다. 한창 육아 중인 김대리와 곧 출산을 앞둔 선미씨에 대한 ‘당연한’ 배려가 묻어나오고, 그 배려를 깜빡한 부장님과 과장님께 따끔한 일침이 가해진다. 바로 이렇게 되어야 한다.


    사실 난임가정에 대한 대폭 또는 전면적인 지원은 가임가정에 대한 상대적 배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기초생활수급자 등 어려운 사람에게 지원을 하는 것을 두고 우리에게도 똑같이 지원해 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필자가 아주 짧은 소견으로 몇 가지를 제시했지만 결국에는 ‘돈문제’이기 때문에 어쩌면 마지막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르겠다.

 

    얼마 전 신보라 국회의원이 아이와 함께 회의장에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 불과 그제는 진선미 장관(여가부 장관이라 성함을 좀 사용했으니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이 아이돌보미 폭행사건에 대해 대국민사과를 했다. 육아가 얼마나 어려운지 또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도 일어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사례이다.


    이런 장면을 보고 싶다. 문재인 대통령과 진선미 장관 그리고 여러 명의 엄마ㆍ아빠가 원탁에 둘러앉는다. 그들은 어떠한 격식이나 체면도 없이 육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 웃음이 터져 나올 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기자님들은 다 나가 계시고, 마이크, 카메라도 필요 없다. 도시락을 주문해 먹으면서까지 대여섯 시간을 실컷 이야기 나누고는 그제야 다 같이 사진 한 장을 찍는다. 그러고는 대통령과 장관이 직접 오늘의 간담회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그 뒤에는 엄마ㆍ아빠가 아이들을 안고 서 있다. 아주 편안하고 행복한 표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