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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고

[박민 행정사] 사형(死刑)을 ‘사형(死刑)’시키려는 움직임

최근에는 좀 잠잠해 졌으나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형(死刑)’에 대한 찬반논란이 뜨거웠다.

 

  사형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법을 집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이나 다른 고려 요인을 배제한 채 철저하게 법집행에만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과, 법을 집행하는 것이 결국에는 사람을 죽이는 것이기 때문에 철저한 법집행에도 불구하고 생명을 경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었다.

  이러한 논쟁이 최근에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듯 했지만, 불과 며칠 전에 일어난 ‘모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과 ‘여중생 딸(계부) 살인사건’ 등으로 인해 ‘휴전(休戰)’이 ‘개전(開戰)’을 넘어 ‘확전(擴戰)’될 것 같다.
  사형을 찬성하는 쪽은 범죄의 극악무도함, 개전의 정이 없거나 현저히 낮음, 피해자나 유족의 인권보호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고, 반대하는 쪽은 재판의 오판(誤判)가능성, 피고인의 인권보호, 법집행으로서의 살인불가 등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에 마지막으로 사형집행을 한 이후로 20년 넘게 집행을 하고 있지 않아서 ‘사실상 사형폐지’ 국가이다. 그래서 며칠 전과 같은 강력범죄가 발생하면 ‘사형제 부활’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그 집행을 하지 않고 있을 뿐이지, 현행법상 사형의 구형과 선고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부활’이 아니라 ‘집행’이다. 아무튼 작금의 이러한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집행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법무부장관을 직무유기로 고발을 해야 할까? 자신의 직무에도 불구하고 세계적 추세에 따라 집행을 하지 않고 있는 그를 인권의 수호자로 여겨야 할까?

 

  사형에 대한 필자의 의견은 유보하고, 필자는 그 구형이나 선고에 있어 유족의 의견이 절대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단 집행의 여부를 떠나 사형을 구형받고 선고받았다는 것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결과를 그것도 극악무도하게 초래한 것일 텐데, 그렇다면 그에 대한 ‘할 말’은 ‘법’ 편에 서 있는 검사나 판사보다도(물론 변호인까지도) 이미 가족 또는 친지를 잃어 사실상 ‘법(적용)’이 무의미한 피해자나 유족에게 그 기회와 의중이 더 부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배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재판을 통한 판결의 선고는 법관으로 하여금 오직 법과 양심에 따라 하게끔 되어 있지만 이미 피해자의 생명권을 극악무도하게 박탈한 피고인에게 선고될 판결에 유족의 의견이 최대한 담겨야 그들의 마음을 정말 조금이나마 위로할 수 있을 것 같기에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① 범행이 극악무도하여, ② 동종 또는 다른 전과가 있거나 많아서, ③ 개전의 정이 없거나 현저히 낮아서 ... ⑩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① 유족이 엄벌을 원하고 있어서 ...” 또는 “① (그러한 범행에도 불구하고) 유족이 평생 반성하면서 뉘우치기를 원해서 ...”라고 선고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차피 필자의 생각대로 유족의 의견을 최대한 그리고 가장 먼저 반영하여 피고인에게 사형을 선고하더라도 그 집행은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완전한 피해회복이 안 되는(고인이 환생할 수는 없기 때문에) 유족에게 ‘법’으로 보니까 사형을 선고해야 할 것 같아서 그렇게 한다는 것보다는 유족의 마음을 헤아려 그렇게 한다는 것이 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것이 조금이나마 그들을 위로하는 것이 아닐까하고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피고인도 사람이기에 인권이 중요하지만, 피해자나 유족은 피해의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들의 인권이 더 보호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